그랑핸드 캠페인 북, ‘Breathe’브레스지 두번째 이야기는
첫 호와 같이 그랑핸드와 함께하는 누군가의 일상을 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향이 출시될 때 적었던 소개글들을 기억하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출시 이후로 다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매장에 비치된 짧은 향 표현 글들을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신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그렇다면 그랑핸드의 향이 느껴지는 글을 엮어보자’는 아이디어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향 설명글을 조금씩 다듬고 늘리는 작업을 하며
이전에 넣지 못했던 문장을 추가하거나, 분위기를 바꿔보거나,
아니면 내용을 아예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글 엽서집의 형태를 구상했었어요.
겉보기엔 책처럼 보이지만 표지를 열면 무선제본된 엽서집이 드러나
떡메모지 같이 한 장씩 뜯어 사용할 수 있도록요.

참고이미지. 출처: 유어마인드
참고이미지 출처: 유어마인드 COLLAGES Postcard Book

그러다 진짜로 ‘물리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면 받아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훨씬 더 풍성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각 엽서 마다 해당 향을 착향할 경우,
모든 향이 뒤섞여 이도저도 아닌 엽서집이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고심 끝에 화장품 샘플이 부착된 DM전단을 떠올렸고,
비슷하게나마 수작업으로 약포지에 향을 적신 솜을 넣어 엽서 뒷면에 부착하기로 했습니다.

두께 무엇
두께 무엇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도톰한 솜과 약포지까지 부착하면
14장으로 구성된 엽서집이 말도 안되게 뚱뚱해지기 때문입니다.
향을 배제하여 처음 기획한 모습을 유지하느냐, 향을 담는 대신 책의 형태를 버리느냐로 고민한 끝에
최종적으로 책 대신 박스 안에 향을 부착한 엽서를 차곡히 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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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소에 엽서와 박스 제작을 맡김과 동시에 약포지와 압축솜을 구입,
프래그런스 오일을 떨어뜨려 지속력을 테스트 했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고 샘플북을 만들어 촬영한 뒤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올려 예약주문 접수를 받았습니다.
100부는 좀 많은 것 아닌가, 다 못 채워서 남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예약신청을 해주셔서 금방 마감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의 주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이제는 가내수공업의 시간.
100개의 박스를 접고, 1,400개의 압축솜에 오일을 떨어뜨려 약포지에 넣은 뒤,
고데기로 밀봉을 하고, 엽서 뒷면에 부착한 다음, 서로 다른 14개의 엽서를 100번 추린 뒤
박스에 담아 택배포장을 진행합니다. 다들 단순노동을 좋아한다며 자신감을..

금강산도 식후경 @공기식당
금강산도 식후경 @공기식당

1.5일 동안 랩팀 4명이 함께 매장팀의 도움을 받아 야근을 불사하며 작업을 끝냈습니다!
완성된 브레스지는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 저희가 가질 수 없는게 아쉬울 정도였어요.
고작 작업 후 남은 엽서를 나눠 가진게 전부였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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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뒤 인스타그램에서나마 태그를 타고
브레스지를 받으신 분들의 감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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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너무 좋아해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씩 곱씹어 읽었습니다.
향은 보이지도 않는 순간의 경험이기 때문에 이러한 감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랩팀이 해야 할 가장 어렵고 중요한 임무라 생각합니다. 실패가 많은 만큼 보람도 큰 영역이기도 하고요.
아직 저희 브레스지 잘 가지고 계신가요? 다들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더이상 엽서에서 또렷한 향은 나지 않겠지만 이따금 저희의 글이 담긴 엽서를 보며
일상 속에서 미약하게나마 좋아하는 향을 떠올리고 잠깐의 여유를 찾으신다면
저희는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브레스지는 언젠가(?)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너무 기대는 말아주세요! 아이디어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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