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점 준비의 시작은 작년 봄.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제주, 해외(?)까지 다양한 지역과 동네가 후보에 올랐습니다.

날씨가 예뻤던 오월, 덕수궁 근처 카페에서 회의
날씨가 예뻤던 오월, 덕수궁 근처 카페에서 회의

현재 상황과 입지, 제조 및 물류, 매출과 지역의 느낌 등을 모두 고려하여
서울 마포구로 좁혀졌습니다. 6월, 후보 중 한 곳이었던 경의선 책거리에
한 신축건물을 발견했고, 이상하게 덥고 습했던 주말엔 수비드 조리되는 기분으로
30,000보씩 걸으며 홍대 일대를 구석구석 돌아다녔습니다.

'이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이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결국 처음 마음에 들었던 현재 마포점 위치 외에
더 마음에 드는 곳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 곳에 네번째 그랑핸드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공간을 함께 만들 인테리어 스튜디오를 찾아
여러번의 미팅 끝에 운 좋게 유랩ULAB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남영동에서의 점심
남영동에서의 점심

타이트한 일정에 자주 미팅을 가지며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내부적으로는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공간 구성에 대한
디테일하고 강도 높은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두개의 층 모두 매장 공간으로 사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그에 대한 고민 끝에 두 개의 층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파이프를 통한 주문서 전달이라는 재밌는 아이디어가 탄생했습니다.
마포점 현장과 유랩을 오가며 수 없이 주고 받은 피드백 끝에
지금의 공간 디자인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사이 제주도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그 사이 제주도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한옥으로 지은 북촌점과 소격점이었다면 이번 마포점에는
그런 한옥을 철거하며 나온 고재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고재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을 찾아가 적합한 크기와 상태를 찾는데
하나의 기둥만 해도 사람이 혼자 들 수 없을 만큼 무겁다 보니
하나씩 기중기로 들어올려서 꺼내고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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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완성된 공간이 주는 즐거움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없던 무의 공간이
점차 변하고 채워지는 과정을 보는 것이 때로는 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하나의 공간이 탄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도려내지고, 상처입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눈빛, 목소리와 생각들이 거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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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핸드 내부에선 마포점 운영을 위한 준비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두 야근을 불사하며 제품을 생산하고, 디자인 작업을 하고,
고객 동선의 흐름과 응대 방법을 시뮬레이션 해보며 체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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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기념으로 제작한 그랑핸드 사코슈
오픈 기념으로 제작한 그랑핸드 사코슈

이번 마포점 인테리어에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질감’으로
그 중 가장 특별한 소재는 파라핀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에서만 쓰이는 흔한 파라핀을 공간의 소재로서 활용해보자는 유랩측의 제안으로
수 없이 반복된 연구와 테스트를 통해 자신을 태워 빛을 밝히고 증발하는 존재가 아닌
새로운 본질을 담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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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날수록 커지는 걱정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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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일 당일, 공사가 끝난 뒤 작업자 분들께선 모두 돌아가셨지만
저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미리 생산해 둔 재고들과 설비들,
소품과 집기들을 옮기고 각자의 위치에 정리하고, 배치하고, 진열합니다.
다 하고 나니 자정이 넘은 시간.

한차례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한차례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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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하던 마포점 오픈일.
서촌점 오픈때도 그랬듯, 첫날 매출은 오픈기념 회식비로 모두 사용했습니다.
4호점까지 와보니 불과 1-2년 전에 비해 그랑핸드가 무척 커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깃집의 원형 테이블 하나로도 충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멀리있는 테이블의 대화 소리는 듣기 힘들 정도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었습니다. 다가올 봄날의 마포점이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