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출장은 지난번과는 조금 다르게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일정 중 절반은 도쿄 근교에 가보기로 했는데요,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중 에어비앤비 사진만 보고 결정한 지역은 ‘치바현’의 ‘모토나’라는 마을이었습니다.
도쿄에서 접근하려면 해저터널인 ‘도쿄만 아쿠아 라인’을 지나야 했기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차량을 렌트해 운전하는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숙소만 보고 간 거라 가서 뭘 하고 뭘 먹을지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
도쿄 한복판에서 핸들을 잡다

3박 4일 동안 함께할 9인승 차량.

일본 내 휴양지나 지방 도시가 아닌 도쿄 도심 한복판에서 운전대를 잡으니 조금 긴장되었습니다.
초반에 작은 골목으로 꺾을 때 한두 번 역주행할 뻔했지만, 그 외에는 한국보다 훨씬 도로도 쾌적하고 모두 매너가 좋았어요.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많이 서두르지 않는 인상이었습니다.
너무 편해서 앞으로 일본 여행은 차로 다녀볼까 싶었지만, 일본은 주차 요금이 상상 이상이라 그냥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손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귀여운 유치원생들.
가장 먼저 만나는 곳, 기사라즈

해저터널 중간에는 ‘우미호타루’라는 휴게소가 들려봄 직하다고 하여 방문해 보려 했는데, 내비게이션에 익숙하지 않아 모르고 지나쳐버렸습니다.
우선 숙소는 워낙 외진 곳이라, 하루 동안 기사라즈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기사라즈에는 ‘미쓰이 아웃렛’이라는 규모가 큰 아웃렛이 있어요.
도쿄와도 가까워 한국인들도 많이 가는 것 같더라고요. 이곳에서 여러 점심도 해결하고, 못다 한 쇼핑도 해봅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땅에 건물 대부분이 단층이라 어딘가 미국 서부 느낌이 살짝 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동네는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좀 고생스러웠어요.

일행을 기다리며.
이날 일본에 도착하는 매니저님이 한 분 계셨는데, 저희가 예약한 숙소는 사람이 도보로는 거의 다니지 않는 외진 동네의 산 중턱에 있는 곳이라 자력으로는 절대 올 수 없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기사라즈역까지 오실 매니저님을 픽업하기 위해 저녁 식사 후 식당 주차장에서 무려 두 시간 동안 잠복근무하는 형사들처럼 기다렸습니다. 바로 근처에 크고 밝은 편의점이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괜히 모든 게 낯설고 어두워서 차에서 꼼짝 않고 있었어요.
늦은 밤 숙소로 가는 길은 불빛도 거의 없는 비포장도로에 저희가 빌린 9인승 렌터카는 센서도 없고, 숙소로 진입하는 길은 엄청나게 좁아서 다들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센서가 없다는 게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 옛날에는 다들 정말 어떻게 운전했나 싶습니다.
둘째 날, 모토나 여행의 시작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던 숙소와 전경.
사진에서 본 것 보다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낮에 보니 길이 말도 안 되게 좁아서 전날 밤에 저희가 어떻게 올라온 건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어두워서 눈에 뵈는 게 없었나 봐요. 둘째 날까지만 밖에 나가고 다음 날엔 모두 다 같이 숙소에서만 머물며 일하고 밥을 해먹고 회의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국적인 숙소의 풍경.

밥을 먹으러 나가봅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전날 지나가며 ‘라멘’이라는 간판을 본 기억이 있어 찾아가 봤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전갱이 튀김(아지후라지)로 유명한 ‘어부식당 하마베’라는 곳이었습니다.
구글 지도에 11시 30분에 오픈한다고 적혀있어 넉넉히 11시쯤 도착해 바닷가쪽에 주차를 하려고 했더니 가게 주인아주머니가 오셨습니다.
12시 반에 식사할 수 있고, 대기 줄을 설 두 명만 남고 나머지는 구경하다 오시라고 하더라고요. 오픈 30분 전인데도 이미 식당 앞에는 5팀 정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아 구글, 파파고, 챗GPT를 돌려 써가며 위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눴는데요, 저희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아시고는 갑자기 핸드폰 배경 화면을 보여주시는데 배우 장혁 사진이..! 무척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얼마나 좋아~~~

그렇게 동네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드디어 입성. 들어가서 메뉴를 주문하고 보니 ‘응? 여기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곳인가?’ 싶을 때쯤, 주인아주머니께서 어깨를 톡톡 치며 고독한 미식가에 이곳이 소개 되었다는 기사가 실린 책자를 펼쳐서 보여주셨습니다. 그제야 여기가 왜 유명한지 알게 되었어요. 단순히 라멘을 더 이상 팔지 않는 라멘집인줄 알았더니, 전국에서 찾아오는 맛집이었던 것입니다.

유명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인들. 좌측 하단에 고독한 미식가의 작가인 쿠스미 마사유키의 사인도 보이네요.

여전히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점심 장사만 하는 곳이라 저희도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아예 못 먹을 뻔했습니다.


히마베 정식을 시켰고 먼저 나온 밑반찬과 사시미.

그리고 아지후라이가 나왔는데요

너무 맛있었어요.
정말 너무 맛있었습니다.
아마 평생 먹어본 생선튀김 중에서 가장 맛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보다 맛있는 전갱이 튀김은 앞으로도 먹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신을 놓고 먹느라 이 이후의 사진도 없습니다.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사라지는 게 아쉬웠어요.
예상치 못한 너무 행복한 식사였습니다.
지옥을 엿보러 가보자

식당의 차례를 기다리며 동네 산책을 할 때 보니까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식사 후에는 소화도 시킬 겸 ‘노코기리야마’로 향했습니다.
특히 ‘지옥 엿보기’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케이블카 탑승.


케이블카를 무서워하는 매니저님을 위해 손도 잡아줍니다.


첫 번째 볼거리는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마주하게 된 백척관음.
바위를 그대로 깎아 만든 석불로, 1960~70년대에 걸쳐 제작되었다고 하니 꽤 최근에 지어진 건데요, 전쟁 희생자 및 무명 전사자들의 위령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볼거리인 지고쿠노조키, 한국말로 번역하면 지옥 엿보기라는 곳이에요.
절벽 끝에 바위가 돌출된 형태라 특이할 뿐 전혀 지옥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다들 지옥이 어딨냐며... 날씨가 좋으면 도쿄 타워나 후지산까지 보인다고 해요!

그리고 마지막 포인트인 노코기리야마 대불.
산벽을 그대로 깎아 만든 불상으로 일본에서 높이만으로는 가장 큰 석조 좌불상 중 하나라고 합니다.
뭔가 산과 하나 된 모습이랄까요? 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둘러보는데 계단도 많고 어쨌든 산 하나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꽤 힘들었어요.
‘지옥 엿보기’에서 지옥이 대체 어딨냐며 비웃었던 저희는 지금 바로 여기가 지옥이라며 반성했습니다.



도쿄에만 머물렀더라면 이런 경험들은 전혀 하지 못했을 탠데, 생각지도 못한 지역에서 이런 곳에도 와보다니 너무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계획적인 여행도 좋지만, 다 내려놓고 발길 닿는 대로 가보는 즉흥적인 여행은 모든 것이 예기치 못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이 기억되는 것 같아요.


다음날은 종일 밖에 나가지 않을 심산으로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옵니다. 숙소에서 보이던 낙조.

세 번째 날 아침. 소고기 카레에 새우 토핑, 미소 시루와 양배추샐러드입니다.

아침 산책으로 다녀온 호타역.


숙소 근처를 산책해 보니 정말 자연 속에 고립된 위치였습니다. 여기를 도대체 누가 오는걸까 싶었는데, 저희가 왔네요...
저녁쯤에는 밥이 너무 먹고 싶은데 쌀을 사러 가기엔 너무 멀고 또 차를 끌고 힘든 길을 내려와야 하므로 팀원 두 분이 쌀과 교환할 라면 몇 봉지를 들고 근처 집들을 찾아갔는데요, 집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없는 폐허였어서 엄청나게 무서웠다고 합니다.

마지막 날 밤인 만큼 조촐하게 캠프파이어도 해봅니다.

떠나는 날 아침. 다행히(?) 비가 왔어요.

???

마지막 날 이러기냐며

테트리스 완성.

모토나에서의 추억을 뒤로하며.

치바현 여행은 삼삼한 평양냉면 같았어요. 짜릿하고 극적인 순간들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달까요?
어쩌면 다시는 이곳에 올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우리가 마주쳤던 사람들, 먹었던 음식들, 바라본 풍경까지 모두 특별하게 기억되는 여행이었습니다.
다시 도쿄로 돌아가는 길은 마치 하늘로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일본 출장은 지난번과는 조금 다르게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일정 중 절반은 도쿄 근교에 가보기로 했는데요,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중 에어비앤비 사진만 보고 결정한 지역은 ‘치바현’의 ‘모토나’라는 마을이었습니다.
도쿄에서 접근하려면 해저터널인 ‘도쿄만 아쿠아 라인’을 지나야 했기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차량을 렌트해 운전하는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숙소만 보고 간 거라 가서 뭘 하고 뭘 먹을지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
도쿄 한복판에서 핸들을 잡다
3박 4일 동안 함께할 9인승 차량.
일본 내 휴양지나 지방 도시가 아닌 도쿄 도심 한복판에서 운전대를 잡으니 조금 긴장되었습니다.
초반에 작은 골목으로 꺾을 때 한두 번 역주행할 뻔했지만, 그 외에는 한국보다 훨씬 도로도 쾌적하고 모두 매너가 좋았어요.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많이 서두르지 않는 인상이었습니다.
너무 편해서 앞으로 일본 여행은 차로 다녀볼까 싶었지만, 일본은 주차 요금이 상상 이상이라 그냥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손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귀여운 유치원생들.
가장 먼저 만나는 곳, 기사라즈
해저터널 중간에는 ‘우미호타루’라는 휴게소가 들려봄 직하다고 하여 방문해 보려 했는데, 내비게이션에 익숙하지 않아 모르고 지나쳐버렸습니다.
우선 숙소는 워낙 외진 곳이라, 하루 동안 기사라즈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기사라즈에는 ‘미쓰이 아웃렛’이라는 규모가 큰 아웃렛이 있어요.
도쿄와도 가까워 한국인들도 많이 가는 것 같더라고요. 이곳에서 여러 점심도 해결하고, 못다 한 쇼핑도 해봅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땅에 건물 대부분이 단층이라 어딘가 미국 서부 느낌이 살짝 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동네는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좀 고생스러웠어요.
일행을 기다리며.
이날 일본에 도착하는 매니저님이 한 분 계셨는데, 저희가 예약한 숙소는 사람이 도보로는 거의 다니지 않는 외진 동네의 산 중턱에 있는 곳이라 자력으로는 절대 올 수 없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기사라즈역까지 오실 매니저님을 픽업하기 위해 저녁 식사 후 식당 주차장에서 무려 두 시간 동안 잠복근무하는 형사들처럼 기다렸습니다. 바로 근처에 크고 밝은 편의점이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괜히 모든 게 낯설고 어두워서 차에서 꼼짝 않고 있었어요.
늦은 밤 숙소로 가는 길은 불빛도 거의 없는 비포장도로에 저희가 빌린 9인승 렌터카는 센서도 없고, 숙소로 진입하는 길은 엄청나게 좁아서 다들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센서가 없다는 게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 옛날에는 다들 정말 어떻게 운전했나 싶습니다.
둘째 날, 모토나 여행의 시작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던 숙소와 전경.
사진에서 본 것 보다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낮에 보니 길이 말도 안 되게 좁아서 전날 밤에 저희가 어떻게 올라온 건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어두워서 눈에 뵈는 게 없었나 봐요. 둘째 날까지만 밖에 나가고 다음 날엔 모두 다 같이 숙소에서만 머물며 일하고 밥을 해먹고 회의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국적인 숙소의 풍경.
밥을 먹으러 나가봅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전날 지나가며 ‘라멘’이라는 간판을 본 기억이 있어 찾아가 봤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전갱이 튀김(아지후라지)로 유명한 ‘어부식당 하마베’라는 곳이었습니다.
구글 지도에 11시 30분에 오픈한다고 적혀있어 넉넉히 11시쯤 도착해 바닷가쪽에 주차를 하려고 했더니 가게 주인아주머니가 오셨습니다.
12시 반에 식사할 수 있고, 대기 줄을 설 두 명만 남고 나머지는 구경하다 오시라고 하더라고요. 오픈 30분 전인데도 이미 식당 앞에는 5팀 정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아 구글, 파파고, 챗GPT를 돌려 써가며 위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눴는데요, 저희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아시고는 갑자기 핸드폰 배경 화면을 보여주시는데 배우 장혁 사진이..! 무척 놀랍고 반가웠습니다. 얼마나 좋아~~~
그렇게 동네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드디어 입성. 들어가서 메뉴를 주문하고 보니 ‘응? 여기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곳인가?’ 싶을 때쯤, 주인아주머니께서 어깨를 톡톡 치며 고독한 미식가에 이곳이 소개 되었다는 기사가 실린 책자를 펼쳐서 보여주셨습니다. 그제야 여기가 왜 유명한지 알게 되었어요. 단순히 라멘을 더 이상 팔지 않는 라멘집인줄 알았더니, 전국에서 찾아오는 맛집이었던 것입니다.
유명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인들. 좌측 하단에 고독한 미식가의 작가인 쿠스미 마사유키의 사인도 보이네요.
히마베 정식을 시켰고 먼저 나온 밑반찬과 사시미.
그리고 아지후라이가 나왔는데요
너무 맛있었어요.
정말 너무 맛있었습니다.
아마 평생 먹어본 생선튀김 중에서 가장 맛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보다 맛있는 전갱이 튀김은 앞으로도 먹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정신을 놓고 먹느라 이 이후의 사진도 없습니다.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사라지는 게 아쉬웠어요.
예상치 못한 너무 행복한 식사였습니다.
지옥을 엿보러 가보자
식당의 차례를 기다리며 동네 산책을 할 때 보니까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식사 후에는 소화도 시킬 겸 ‘노코기리야마’로 향했습니다.
특히 ‘지옥 엿보기’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케이블카 탑승.
케이블카를 무서워하는 매니저님을 위해 손도 잡아줍니다.
첫 번째 볼거리는 사람들이 가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마주하게 된 백척관음.
바위를 그대로 깎아 만든 석불로, 1960~70년대에 걸쳐 제작되었다고 하니 꽤 최근에 지어진 건데요, 전쟁 희생자 및 무명 전사자들의 위령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볼거리인 지고쿠노조키, 한국말로 번역하면 지옥 엿보기라는 곳이에요.
절벽 끝에 바위가 돌출된 형태라 특이할 뿐 전혀 지옥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다들 지옥이 어딨냐며... 날씨가 좋으면 도쿄 타워나 후지산까지 보인다고 해요!
그리고 마지막 포인트인 노코기리야마 대불.
산벽을 그대로 깎아 만든 불상으로 일본에서 높이만으로는 가장 큰 석조 좌불상 중 하나라고 합니다.
뭔가 산과 하나 된 모습이랄까요? 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둘러보는데 계단도 많고 어쨌든 산 하나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꽤 힘들었어요.
‘지옥 엿보기’에서 지옥이 대체 어딨냐며 비웃었던 저희는 지금 바로 여기가 지옥이라며 반성했습니다.
도쿄에만 머물렀더라면 이런 경험들은 전혀 하지 못했을 탠데, 생각지도 못한 지역에서 이런 곳에도 와보다니 너무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계획적인 여행도 좋지만, 다 내려놓고 발길 닿는 대로 가보는 즉흥적인 여행은 모든 것이 예기치 못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이 기억되는 것 같아요.
다음날은 종일 밖에 나가지 않을 심산으로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옵니다. 숙소에서 보이던 낙조.
세 번째 날 아침. 소고기 카레에 새우 토핑, 미소 시루와 양배추샐러드입니다.
아침 산책으로 다녀온 호타역.
숙소 근처를 산책해 보니 정말 자연 속에 고립된 위치였습니다. 여기를 도대체 누가 오는걸까 싶었는데, 저희가 왔네요...
저녁쯤에는 밥이 너무 먹고 싶은데 쌀을 사러 가기엔 너무 멀고 또 차를 끌고 힘든 길을 내려와야 하므로 팀원 두 분이 쌀과 교환할 라면 몇 봉지를 들고 근처 집들을 찾아갔는데요, 집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없는 폐허였어서 엄청나게 무서웠다고 합니다.
마지막 날 밤인 만큼 조촐하게 캠프파이어도 해봅니다.
떠나는 날 아침. 다행히(?) 비가 왔어요.
???
마지막 날 이러기냐며
테트리스 완성.
모토나에서의 추억을 뒤로하며.
치바현 여행은 삼삼한 평양냉면 같았어요. 짜릿하고 극적인 순간들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달까요?
어쩌면 다시는 이곳에 올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우리가 마주쳤던 사람들, 먹었던 음식들, 바라본 풍경까지 모두 특별하게 기억되는 여행이었습니다.
다시 도쿄로 돌아가는 길은 마치 하늘로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