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일상을 다시 보는 빛의 화가: Ian Archie Beck 이안 아치 백

2025-06-23
조회수 657

듬성듬성 이어지는 집과 우뚝 선 가로수, 잔잔한 빛이 스며드는 공간. 그리고 그 속에서 고요히 흐르는 시간. 누구나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는 장면과 심상을 부러 캔버스 위에 담아내는 이가 있습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안 아치 백(Ian Archie Beck)입니다. 그는 한 자리에 멈춰서 풍경을 ‘천천히 바라보는’ 방법을 알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가 포착해낸 일상의 풍경은 불분명한 기억을 더듬듯 부옇게 묘사되지만, 빛을 은유하는 방식은 무엇보다 생동감 넘치죠. 촘촘히 돋아난 나뭇잎 사이로 번지는 햇살과 저녁 무렵 창문을 가득 채우는 주홍빛. 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따뜻함과 차분함은 그의 그림이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빛과 그림자 속에 피어나는 이야기


© Ian Archie Beck



영국 브라이튼 예술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이안은 처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한 서정적인 그림을 그려온 것은 아닙니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클라이언트가 존재하는 상업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작가였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안정된 커리어를 쌓아가며, 때론 음악 앨범 커버 작업을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설의 팝 가수 엘튼 존(Elton John)의 [Goodbye Yellow Brick Road]의 커버 아트웍은 아직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지요. 하지만 그의 진정한 예술적 여정은 상업적인 작업 너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Ian Archie Beck


그의 풍경화 작업에 깊이 영향을 준 사건은 전 세계를 뒤덮은 팬데믹이었습니다. 전례 없는 시기 속에서 모두가 그렇듯, 작가 역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많아지자 자신의 주변 환경을 천천히 바라보게 되었죠. 이때 그의 작품에서 짙게 느껴지는 고독과 쓸쓸함이 만들어졌습니다. 영국 교외의 조용한 거리,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텅 빈 골목과 격자 모양으로 대칭을 이루는 집, 뒷 마당에 앉은 평화와 적막, 아무도 없는 산책길.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죠. 고요한 마을 귀퉁이에 멈춰서, 순간의 감각을 예리하게 갈고 닦았을 시간. 작가는 그 순간을 모아 캔버스 위 하나의 장면으로 구현했습니다. 


© Ian Archie Beck


작가의 작품에서 표현되는 감각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빛’입니다. 작품 속 빛은 단순히 형상을 비추는 요소가 아닙니다. 때론 작품의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화자가 되기도 하지요. 이는 그가 빛의 존재감을 온몸으로 감각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팬데믹 시기 친구와 함께 한적한 동네를 함께 거닐며 주변 풍경을 눈에 담았는데요. 그 순간 그는 햇살의 경이로운 존재감을 처음 목격하게 됩니다. 살짝 낮아진 해가 건물 외벽을 따라 늘어선 노란 개나리를 비추고 있었던 거죠. 그날 이후 이안은 낯선 접근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가와 달리, 보다 일상적인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해 온 장면을 그렸다면, 팬데믹 시기에 자신의 주변이 생경하게 보인 뒤로 일상적 풍경을 담아내기 시작한 거예요.


일상을 다시 보는 눈


© Ian Archie Beck


이안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말합니다. 웅장하고 거대한 무엇, 시선을 빼앗는 화려함을 추종하기보다 우리 곁에 산재한 아름다움을 바라보라고 권합니다. 그의 조언을 따라 작품을 보다 보면 별것 아닌 순간에 작가가 느꼈을 경이를 추측하게 됩니다. 마치 시의 다채로운 시적 표현을 내 삶에 적용해 해석해 보듯, 그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보게 되죠. 이러한 감상이 가능한 이유는 그의 그림이 어딘가 익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창에 걸친 커튼을 통과한 빛의 얼룩, 서늘하면서도 포근한 눈 쌓인 마을 풍경. 그는 빛과 그림자를 통해 단순히 풍경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포착합니다. 작품 앞에 선 이들은 그의 그림을 통해 순간의 고요함을 느끼고, 그 순간이 품고 있는 이야기에 빠져들지요.


© Ian Archie Beck


그의 그림이 단순한 풍경화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일상’이라고 호명하며 지나친 장면을 다시 불러옵니다. 장면을 보여주고, 감정을 묻습니다. 어딘가 익숙한 기억을 건드리는 그의 작품에는 새벽녘 씁쓸한 풀내음이, 축축한 흙과 낯선 과실 향이 느껴집니다. 먼 이국의 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지금 발 디딘 현재에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의 아름다움입니다. 단지 천천히 감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쳤던 순간이죠. 그는 작품을 통해 작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와 마주하는 풍경은 그저 평범하기만 한가요? 그의 대답은 명확합니다. 당신이 지나쳤던 그 공간은 이미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고, 당신은 단지 그것을 발견할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라고요. 


변화하는 도시, 고요한 쉼표


© Ian Archie Beck


큰 틀에서 보면 인간의 시간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낮과 밤이 교차하고, 비슷한 계절을 통과하니까요. 이안은 이렇게 반복되는 나날 혹은 똑같은 장면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골몰합니다. 익숙한 뒷마당에서 낯선 경이를 포착한 이후로, 뒷마당이 보이는 창고 자리는 그에게 영감의 공간이 되어 주었죠. 이안의 그림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박공 지붕의 2층 집이 그 주인공입니다. 생동하는 초록이 건물을 감싸기도 하고, 눈 내리는 풍경은 어딘가 온기를 머금고 있지요. 아마 빛의 각도에 따라 집은 전혀 다른 표정을 짓겠지요. 어제와 다르지 않아 보이는 하루도, 이안의 캔버스 위에서는 또 다른 색으로 묘사될지도 모릅니다.


© Ian Archie Beck


도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하며, 때론 과잉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안의 그림은 도시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를 기회를 제공하죠. 그의 작품은 시각적인 즐거움뿐만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고, 평온을 선사합니다. 여행지에서 사소한 풍경도 특별해 보이듯, 이안의 작품은 그 경험을 예술의 형태로 다시 불러일으킵니다. 그의 작업 방식은 겸손하고, 그의 주제는 친숙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통찰과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한 일상이 주는 평온함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그림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감각을 일깨우고, 일상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킵니다.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요? 어떤 것을 보았고, 어떤 냄새를 감각했으며, 또 어떤 온기 속에서 머물렀나요.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 붙잡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닐는지요.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향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우리에게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각인시키고, 나아가 우리 삶 속에서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그랑핸드는 이러한 향의 가치를 믿으며, 이를 매개로 한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향의 일상화를 꿈꿉니다. 그랑핸드는 쉽게 소비되고 잊혀질 무언가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뚜렷한 존재감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마음과 온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대표 정준혁   상호 (유)그랑핸드   사업자번호 127-88-01898 

통신판매업 2020-서울종로-0623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4길 14-2 

메일 hello@granhand.com   전화 02-333-6525   이용약관 

개인정보관리책임자 정지호   개인정보처리방침   호스팅 (주)아임웹


Sometime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향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우리에게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각인시키고, 나아가 우리 삶 속에서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그랑핸드는 이러한 향의 가치를 믿으며, 이를 매개로 한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향의 일상화를 꿈꿉니다. 그랑핸드는 쉽게 소비되고 잊혀질 무언가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뚜렷한 존재감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마음과 온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대표 정준혁  상호 (유)제이에이치  사업자번호 127-88-01898  통신판매업 2020-서울종로-0623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1길 25  메일 hello@granhand.com  전화 02-333-6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