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산 프로젝트의 시작은 그랑핸드 남산점의 티 라운지였습니다. 해당 공간을 어떻게 해야 고객님들이 더 기분 좋게 머무를 수 있을지 고민하며 갖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콤포타블 팝업 카페, 새벽에 열리는 바, 디저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등등..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예 티 라운지를 정식적으로 콤포타블 2호점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대원정사 4층 공간을 반으로 나누어 절반은 그랑핸드, 절반은 콤포타블로 만들자는 것이었죠. 합리적인 생각이지만, 이거다 싶지는 않았습니다. 기존 그랑핸드 남산점이 갖고 있던 공간의 연장감은 사라지게 될 거고, 공간이 주는 브랜드에 대한 무게감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두 공간 모두의 집중도가 떨어질수도 있고요.
처음 내려가 본 3층.
그러다 계속 공실이이었던 아래층인 3층까지 우리가 쓰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랑핸드와 콤포타블 두 공간에 힘을 줄 수 있고 완벽하게 다른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두 배의 임대료라는 가장 큰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3-4층을 모두 활용하게 될 경우 공간의 특성상 그랑핸드가 4층을 콤포타블에 양보(?)해야 된다는 점, 그렇게 된다면 기존의 매장을 유지하면서 콤포타블만 새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오픈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그랑핸드 매장까지 다 부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콤포타블 매장 하나 만들겠다고 멀쩡한 매장을 부수고 또 지으며 예산도 상상 이상으로 늘어나니까요. 그렇다고 접근성이 높지 않은 남산점에서 콤포타블이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그랑핸드 남산이 생기기 전, 공간에서 감동 받았던 2021년 비 내리던 밤.
많이 무모한 생각이었는지, 함께 준비한 인테리어 스튜디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희 빼고 모두가 걱정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설프게 타협해서 애매한 공간을 만들기 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으로 그랑핸드와 콤포타블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가장 처음, 우리가 남산점 공간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임팩트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4층 공간에는 어떠한 분리 없이 뻥 뚫린 그 자체여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4층부터 시작된 공사는 철거부터 진행되었습니다. 아직 새 것과 다름없는 그랑핸드 남산을 우리 손으로 없앤다는 것이 무척 가슴 아팠지만 그만큼 더 멋진 공간으로 만드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절실함이 생겼습니다. 공간이 넓은 만큼 좌석 수과 배치도 중요했고, 무엇보다 고객님께서 남산까지 찾아오신 가치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공간의 깊이감을 주기 위해 바닥에 단차를 두어 중앙 라운지 공간과 창가 공간, 그리고 좌우 공간을 분리했고 음료를 제조하는 커피 바와 백룸의 동선에 가장 많은 연구와 고민을 담았습니다.
이번 콤포타블 남산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디저트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처음으로 케이크에 도전했거든요. 마땅히 연구할 공간이 없어 오피스 주방에 오븐기와 각종 재료, 도구들을 잔뜩 두고 매일 연구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오피스는 하루종일 오븐 팬이 돌아가는 소리와 계란 냄새로 가득찼었답니다. 밤이 되면 매일 만든 케이크와 까눌레를 맛보고 피드백하며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드디어 저희 모두가 만족하는 <폭신하고 촉촉하고 고소한 시트에 느끼하거나 묵직하지 않고 상큼하고 깔끔한 생크림, 거기에 아끼지 않고 가득 넣은 최고급 딸기의 조합으로 혼자서 한 판을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짱 맛있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완성시킵니다. 오픈 할 때 쯤에는 딸기 철이 지나버려서 과일만 망고로 교체했지만요. 원래 팀 그랑핸드의 최애 딸기 케익 집이 있었는데, 더 맛있는 케익을 만들고야 맙니다!!
3층의 그랑핸드는 남산이라는 자연 안에 위치한 지리적 특징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지중해 스타일의 돌 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투박하지만 질리지 않는 자연의 풍경을 실내 공간으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번 남산점의 경우 콤포타블과 그랑핸드, 그리고 함께 출시한 퍼퓸 라인의 신규 향까지 일본 출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향 또한 한 번에 두가지 향을 준비하느라 정말 남산점 준비는 여러모로 정신 없었답니다🥲
그렇게 한 날 한시에 그랑핸드와 콤포타블, 그리고 퍼퓸까지 선보였습니다. 남산점은 특히나 방문이 쉽지 않아 얼마나 오실지 걱정이 많았는데 영업시간 전부터 밖에서 기다리셨을 만큼 많은 분들께서 찾아와주시고 축하해주셨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랑핸드는 홈페이지 외에는 직접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밖에 저희를 노출하는 곳이 없는데 인스타그램 마저도 댓글이나 반응이 크지 않아서 항상 기대보다 많이 안 보실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심지어 뉴스레터는 인스타그램에 비하면 더더욱 보시는 분이 적고요. 하지만 오픈 첫날 콤포타블 구석에서 몰래 지켜보는데 뉴스레터 초대장을 보여주시고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고, 또 연령대도 다양하다는 사실에 티는 못 냈지만 속으로 무척 감동받았답니다. 앞으로 뉴스레터 더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그랑핸드에 오셔서 저희의 향과 제품을 경험하고, 콤포타블로 올라가 커피와 다양한 음료를 디저트와 함께 즐기며 공간을 향유하는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이렇게 하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2021년, 가장 처음 그랑핸드 남산점을 준비할때부터 바래왔던 모습을 드디어 완성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남산점은 저희에게 있어서도 너무 행복한 아지트가 되었답니다. 앞으로 더 멋진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남산점을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번 남산 프로젝트의 시작은 그랑핸드 남산점의 티 라운지였습니다. 해당 공간을 어떻게 해야 고객님들이 더 기분 좋게 머무를 수 있을지 고민하며 갖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콤포타블 팝업 카페, 새벽에 열리는 바, 디저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등등..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아예 티 라운지를 정식적으로 콤포타블 2호점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대원정사 4층 공간을 반으로 나누어 절반은 그랑핸드, 절반은 콤포타블로 만들자는 것이었죠. 합리적인 생각이지만, 이거다 싶지는 않았습니다. 기존 그랑핸드 남산점이 갖고 있던 공간의 연장감은 사라지게 될 거고, 공간이 주는 브랜드에 대한 무게감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두 공간 모두의 집중도가 떨어질수도 있고요.
처음 내려가 본 3층.
그러다 계속 공실이이었던 아래층인 3층까지 우리가 쓰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랑핸드와 콤포타블 두 공간에 힘을 줄 수 있고 완벽하게 다른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두 배의 임대료라는 가장 큰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3-4층을 모두 활용하게 될 경우 공간의 특성상 그랑핸드가 4층을 콤포타블에 양보(?)해야 된다는 점, 그렇게 된다면 기존의 매장을 유지하면서 콤포타블만 새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오픈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그랑핸드 매장까지 다 부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콤포타블 매장 하나 만들겠다고 멀쩡한 매장을 부수고 또 지으며 예산도 상상 이상으로 늘어나니까요. 그렇다고 접근성이 높지 않은 남산점에서 콤포타블이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그랑핸드 남산이 생기기 전, 공간에서 감동 받았던 2021년 비 내리던 밤.
많이 무모한 생각이었는지, 함께 준비한 인테리어 스튜디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희 빼고 모두가 걱정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설프게 타협해서 애매한 공간을 만들기 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으로 그랑핸드와 콤포타블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가장 처음, 우리가 남산점 공간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임팩트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4층 공간에는 어떠한 분리 없이 뻥 뚫린 그 자체여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4층부터 시작된 공사는 철거부터 진행되었습니다. 아직 새 것과 다름없는 그랑핸드 남산을 우리 손으로 없앤다는 것이 무척 가슴 아팠지만 그만큼 더 멋진 공간으로 만드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는 절실함이 생겼습니다. 공간이 넓은 만큼 좌석 수과 배치도 중요했고, 무엇보다 고객님께서 남산까지 찾아오신 가치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공간의 깊이감을 주기 위해 바닥에 단차를 두어 중앙 라운지 공간과 창가 공간, 그리고 좌우 공간을 분리했고 음료를 제조하는 커피 바와 백룸의 동선에 가장 많은 연구와 고민을 담았습니다.
이번 콤포타블 남산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디저트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처음으로 케이크에 도전했거든요. 마땅히 연구할 공간이 없어 오피스 주방에 오븐기와 각종 재료, 도구들을 잔뜩 두고 매일 연구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오피스는 하루종일 오븐 팬이 돌아가는 소리와 계란 냄새로 가득찼었답니다. 밤이 되면 매일 만든 케이크와 까눌레를 맛보고 피드백하며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드디어 저희 모두가 만족하는 <폭신하고 촉촉하고 고소한 시트에 느끼하거나 묵직하지 않고 상큼하고 깔끔한 생크림, 거기에 아끼지 않고 가득 넣은 최고급 딸기의 조합으로 혼자서 한 판을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짱 맛있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완성시킵니다. 오픈 할 때 쯤에는 딸기 철이 지나버려서 과일만 망고로 교체했지만요. 원래 팀 그랑핸드의 최애 딸기 케익 집이 있었는데, 더 맛있는 케익을 만들고야 맙니다!!
3층의 그랑핸드는 남산이라는 자연 안에 위치한 지리적 특징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지중해 스타일의 돌 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투박하지만 질리지 않는 자연의 풍경을 실내 공간으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번 남산점의 경우 콤포타블과 그랑핸드, 그리고 함께 출시한 퍼퓸 라인의 신규 향까지 일본 출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향 또한 한 번에 두가지 향을 준비하느라 정말 남산점 준비는 여러모로 정신 없었답니다🥲
그렇게 한 날 한시에 그랑핸드와 콤포타블, 그리고 퍼퓸까지 선보였습니다. 남산점은 특히나 방문이 쉽지 않아 얼마나 오실지 걱정이 많았는데 영업시간 전부터 밖에서 기다리셨을 만큼 많은 분들께서 찾아와주시고 축하해주셨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랑핸드는 홈페이지 외에는 직접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밖에 저희를 노출하는 곳이 없는데 인스타그램 마저도 댓글이나 반응이 크지 않아서 항상 기대보다 많이 안 보실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심지어 뉴스레터는 인스타그램에 비하면 더더욱 보시는 분이 적고요. 하지만 오픈 첫날 콤포타블 구석에서 몰래 지켜보는데 뉴스레터 초대장을 보여주시고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고, 또 연령대도 다양하다는 사실에 티는 못 냈지만 속으로 무척 감동받았답니다. 앞으로 뉴스레터 더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그랑핸드에 오셔서 저희의 향과 제품을 경험하고, 콤포타블로 올라가 커피와 다양한 음료를 디저트와 함께 즐기며 공간을 향유하는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이렇게 하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2021년, 가장 처음 그랑핸드 남산점을 준비할때부터 바래왔던 모습을 드디어 완성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남산점은 저희에게 있어서도 너무 행복한 아지트가 되었답니다. 앞으로 더 멋진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남산점을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