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무사히 핸드크림을 출시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기도 했고, 방향제가 아닌 크림 제형의 제품은 처음이라 많은 것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핸드크림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향 브랜드로서 핸드크림이라는 제품이 우리의 방향성과 맞을지는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고체형 향수’를 만들면 만들었지, 핸드크림은 저희 인식 속에서도 코스메틱, 혹은 바디케어 제품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조차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는 고체형 향수를 무리해서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적인 그랑핸드의 향을 좀 더 다양하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을 모색하다 나온 아이템이었기에 머릿속에 자리 잡은 평범한 핸드크림에 대한 인식은 버리고, 그랑핸드만의 핸드크림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향도 고민이었습니다.
기존의 향을 사용할까? 그럼 그중 어떤 향으로 할까? 한 번에 13가지 향을 다 만들까? 일부만 만들까? 아니면 핸드크림을 위한 향을 새롭게 조향할까? 새로운 향이랑 기존 향으로 함께 구성할까? 등등
혼란스러울 땐 고기와 술을 먹자!
개발 초기 단계에선 핸드크림을 위한 새로운 향을 만들기로 했었습니다. 심지어 조향작업도 완료했습니다. 그러다 발향 테스트를 위해 별다른 의도 없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향인 수지 살몬으로 샘플을 제작했는데,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수지 살몬이 핸드크림으로 사용하기에 향이 너무 좋았습니다. 테스트를 핑계로 하루 종일 바르고 다녔을 정도로요.
아이디어 단계였던 패키지 디자인
그렇게 모두가 큰 고민에 빠지게 되고.. 결국 ‘지금 현재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향’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새롭게 개발했던 향은 이번에는 선택되지 않았지만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도 내년쯤? 사실 너무 유니크하고 좋아서 핸드크림으로 보여 드리기에도 아까운 향이었습니다. 정말 좋으니 기대해주세요.
그 와중에 시향팔찌라는 것을 만들어 보았다
제조팀에선 이렇게 핸드크림 제형과 발향을 결정하면서 랩 팀에선 동시에 제품 디자인을 진행합니다.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흔한 기성품이 아닌 그랑핸드만의 개성과 매력이 있는, 투박하면서도 완성도 있는 디자인이었습니다. 각자 갖고 있는 핸드크림을 한 데 모아보기도 하고 시장조사도 나가 튜브, 뚜껑, 패키지 디자인 및 소재를 봅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알루미늄 소재는 고급스럽고 예쁘지만 사용할수록 터지는 문제가 있어 조금 더 고민하고, 저희에게 어울리는 재질을 선택했습니다.
???:살려줘요
무수히 많은 튜브와 박스 패키지의 디자인 시안을 만들고 수정에 수정을 거쳐 완성한 뒤 컬러를 결정합니다. 디자인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단상자의 할핀과 튜브의 원단 라벨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랑핸드 프래그런스 제품의 시그니처인 황마 라벨지와의 연결고리를 위해 의류 라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향을 설명해주는 저희만의 핸드크림 라벨을 제작했습니다. 단상자의 경우 일반적인 개폐방식의 박스가 아닌 할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나름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님들께서 제품을 열었을 때 ‘이거 어떻게 고정한 거지?’라고 궁금해하시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떠신가요?
이후에는 인쇄 공장에 찾아가 튜브 디자인과 컬러 감리를 하고 제조공장에서 완성되는 동안 충무로와 동대문에서 단상자와 라벨지를 만들고, 각 매장에 디피할 집기도 만들었습니다. 완성된 샘플을 받아 사진을 촬영하고,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오랜만의 신제품 출시라 핸드크림 말고도 뭔가를 더 드리고 싶은 마음에 비누를 만들어봤어요. 핸드크림과 같은 향의 비누보다는 비록 사은품이어도 더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장에 방문하시는 고객분들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지금 매장에서 나는 향’을 따로 조향해서 직접 재료를 구매해 녹이고, 섞고, 굳히고, 자르고, 하나하나 포장했습니다. 지금 와서 아쉬운 건 색을 넣었으면 더 예쁘지 않았을까 싶은.
첫 날 부터 들켜버린 티저 이미지들(…)
다행히 출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셔서 한 편으로는 기쁘고, 한 편으로는 좀 더 빨리 보여 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핸드크림으로서도, 향을 즐기는 수단으로서도 더할 나위 없이 ‘충분히 좋은’ 제품이라 자신합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리며, 언제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다음 향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지난 8일, 무사히 핸드크림을 출시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기도 했고, 방향제가 아닌 크림 제형의 제품은 처음이라 많은 것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핸드크림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향 브랜드로서 핸드크림이라는 제품이 우리의 방향성과 맞을지는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고체형 향수’를 만들면 만들었지, 핸드크림은 저희 인식 속에서도 코스메틱, 혹은 바디케어 제품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조차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는 고체형 향수를 무리해서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적인 그랑핸드의 향을 좀 더 다양하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을 모색하다 나온 아이템이었기에 머릿속에 자리 잡은 평범한 핸드크림에 대한 인식은 버리고, 그랑핸드만의 핸드크림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향도 고민이었습니다.
기존의 향을 사용할까? 그럼 그중 어떤 향으로 할까? 한 번에 13가지 향을 다 만들까? 일부만 만들까? 아니면 핸드크림을 위한 향을 새롭게 조향할까? 새로운 향이랑 기존 향으로 함께 구성할까? 등등
혼란스러울 땐 고기와 술을 먹자!
개발 초기 단계에선 핸드크림을 위한 새로운 향을 만들기로 했었습니다. 심지어 조향작업도 완료했습니다. 그러다 발향 테스트를 위해 별다른 의도 없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향인 수지 살몬으로 샘플을 제작했는데,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수지 살몬이 핸드크림으로 사용하기에 향이 너무 좋았습니다. 테스트를 핑계로 하루 종일 바르고 다녔을 정도로요.
아이디어 단계였던 패키지 디자인
그렇게 모두가 큰 고민에 빠지게 되고.. 결국 ‘지금 현재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향’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새롭게 개발했던 향은 이번에는 선택되지 않았지만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도 내년쯤? 사실 너무 유니크하고 좋아서 핸드크림으로 보여 드리기에도 아까운 향이었습니다. 정말 좋으니 기대해주세요.
그 와중에 시향팔찌라는 것을 만들어 보았다
제조팀에선 이렇게 핸드크림 제형과 발향을 결정하면서 랩 팀에선 동시에 제품 디자인을 진행합니다.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흔한 기성품이 아닌 그랑핸드만의 개성과 매력이 있는, 투박하면서도 완성도 있는 디자인이었습니다. 각자 갖고 있는 핸드크림을 한 데 모아보기도 하고 시장조사도 나가 튜브, 뚜껑, 패키지 디자인 및 소재를 봅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알루미늄 소재는 고급스럽고 예쁘지만 사용할수록 터지는 문제가 있어 조금 더 고민하고, 저희에게 어울리는 재질을 선택했습니다.
???:살려줘요
무수히 많은 튜브와 박스 패키지의 디자인 시안을 만들고 수정에 수정을 거쳐 완성한 뒤 컬러를 결정합니다. 디자인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단상자의 할핀과 튜브의 원단 라벨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랑핸드 프래그런스 제품의 시그니처인 황마 라벨지와의 연결고리를 위해 의류 라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향을 설명해주는 저희만의 핸드크림 라벨을 제작했습니다. 단상자의 경우 일반적인 개폐방식의 박스가 아닌 할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나름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님들께서 제품을 열었을 때 ‘이거 어떻게 고정한 거지?’라고 궁금해하시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떠신가요?
이후에는 인쇄 공장에 찾아가 튜브 디자인과 컬러 감리를 하고 제조공장에서 완성되는 동안 충무로와 동대문에서 단상자와 라벨지를 만들고, 각 매장에 디피할 집기도 만들었습니다. 완성된 샘플을 받아 사진을 촬영하고,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오랜만의 신제품 출시라 핸드크림 말고도 뭔가를 더 드리고 싶은 마음에 비누를 만들어봤어요. 핸드크림과 같은 향의 비누보다는 비록 사은품이어도 더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장에 방문하시는 고객분들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지금 매장에서 나는 향’을 따로 조향해서 직접 재료를 구매해 녹이고, 섞고, 굳히고, 자르고, 하나하나 포장했습니다. 지금 와서 아쉬운 건 색을 넣었으면 더 예쁘지 않았을까 싶은.
첫 날 부터 들켜버린 티저 이미지들(…)
다행히 출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셔서 한 편으로는 기쁘고, 한 편으로는 좀 더 빨리 보여 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핸드크림으로서도, 향을 즐기는 수단으로서도 더할 나위 없이 ‘충분히 좋은’ 제품이라 자신합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리며, 언제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다음 향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